요란스런 마음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그 돌부리에 넘어지는 건 늘 나였다.
탑처럼 쌓기만 할 게 아니라 적당히 비워낼줄도 알았어야 했는데
모든 것을 저금해 버린 것이다.
우리는 늘 누군가와 가볍거나 다소 무거운 싸움을 하며 살아간다.
육탄전이라면 어렵지 않게 판의 규칙을 읽어내련만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주먹을 날리고 있으니
싸움은 의지와 상관없는 공식들로 움직인다.
싸움에서 지는 것은 힘이 약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상대가 걸어오는 싸움보다 내 마음이 너무 늦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순간순간의 상황을 읽고 이겨내는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하고,
적절한 시기에 비워내는 감정의 샤워도 필요하다.
그래야 상사의 꼼수에도 회사가 놓은 덫에도 나만의 깡으로 버틸 수 있다.
회사 생활, 단언컨대 쉽지 않다.
선한 의도가 나쁜 결과가 되기도 하고 나쁜 의도가 선한 결과가 되기도 한다.
좋은 사람이 실패하기도 하고 나쁜 사람이 성공하기도 한다.
절대적인 정답도 앵글만 바꾸면 치명적인 오답이 되는 것이 회사 생활이다.
남이 짜 놓은 판에서 허우적대지 않으려면 내 감정부터 다잡는 게 먼저다.
야무지고 당당해지지 않으면 나중에는 능력이 아니라
내 감정에 걸려 넘어진다.
좋은 결과도 나쁜 의도도 모두 감정에서 시작한다.
나의 `감정`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첫 번째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무시무시하게 만드는 것은 가다듬지 못한 감정 때문이다.
건드리기만 해도 쓰러질 것 같은 얼굴로 세상을 다닐 수는 없다.